12월, 2025의 게시물 표시

마니산 절벽 속 고요한 돌섬에서 만나는 보문사 석실의 신앙과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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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옅게 깔린 아침, 강화 삼산면 마니산 자락의 돌계단을 천천히 올랐습니다. 산허리를 따라 난 길 끝에서 바위 절벽에 기대어 자리한 작은 석굴이 보였습니다. 바로 ‘보문사 석실’이었습니다. 절벽 사이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공간을 다듬어 만든 불교 석굴로, 입구는 아담하지만 안쪽은 생각보다 깊었습니다. 촛불이 은은히 타고 있었고, 벽면에는 세월이 만든 무늬가 비쳤습니다. 바람이 들어오면 촛불이 가볍게 흔들리고, 그 불빛이 돌벽을 따라 번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그 조용한 공간 안에서 세월의 무게와 신앙의 깊이가 함께 느껴졌습니다. 단순한 동굴이 아니라, 사람의 염원이 돌에 새겨진 자리였습니다.         1. 마니산 중턱으로 향하는 길   보문사 석실은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에 위치한 보문사 경내에 있습니다. 석모대교를 건너 약 15분 정도 달리면 보문사 입구에 닿습니다. 주차장에서 절까지는 약 10분간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야 하며, 그 길이 조금 숨이 차지만 오를수록 시야가 트이고 바다 냄새가 바람에 실려옵니다. 중턱쯤 오르면 왼편으로 ‘석실(石室)’을 알리는 표지석이 보이고, 좁은 돌길을 따라가면 바로 그 앞에 도착합니다. 절벽에 붙은 구조물이어서 멀리서 보면 바위와 하나로 보입니다. 아침 일찍 방문하면 안개 사이로 석실이 드러나는 순간이 몽환적으로 느껴집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바다 쪽 파도소리도 희미하게 들려왔습니다.   해수관음성지 보문사   해수관음성지 보문사 청명한 가을! 역시 우리의 높은 하늘은 가히 뭐라 형언키 어렵네요. 한국의 관음성지...   blog.naver.com     2. 석실의 형태와 구조   보문사 석실은 자연 암벽을 파내어 만든 인공 석굴 형식으로, 내부는 깊이 약 3미터, 폭 2미터가량입니다. 입구는 낮게 조성되어 있지만 내...

남양주 순강원에서 만난 늦가을 고택의 고요한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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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햇살이 마을을 부드럽게 감싸던 오후, 남양주 진접읍의 순강원을 찾았습니다.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길을 따라 차를 몰고 들어가자, 낮은 돌담과 오래된 기와지붕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순강원 입구에 다다르자 가을 낙엽이 마당 위에 소복이 쌓여 있었고, 바람이 불면 바스락 소리를 내며 날렸습니다. 정문을 통과하자 내부 마당이 탁 트였고,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마당을 감싸듯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마루에 올라 주변을 바라보니, 나무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고 기와의 윤곽이 은은하게 빛났습니다. 돌계단과 장독대, 그리고 정자식 건물의 조화가 한눈에 들어왔고, 오래된 고택 특유의 정적이 고요히 공간을 채웠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마루에 손을 얹자 세월의 결과 역사적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1. 고즈넉하게 이어진 길   남양주 중심에서 진접읍으로 들어가는 길은 차로 약 20분 정도 걸립니다. 내비게이션에 ‘순강원’을 입력하면 마을 안쪽으로 이어진 좁은 길까지 안내됩니다. 일부 구간은 농로와 이어져 있어 천천히 운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주차는 순강원 입구 앞 공터에 3~4대 정도 가능하며, 대중교통으로는 남양주역이나 진접역에서 88번 마을버스를 타고 ‘순강원입구’ 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 5분이면 도착합니다. 길을 걷는 동안 주변 논과 산, 오래된 가로수가 조화를 이루며 한적함과 평온함을 제공합니다.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 소리와 마을 풍경이 조용히 방문객을 맞아 주었습니다.   사적, 남양주 순강원 (南楊州 順康園)   경기도 남양주시를 찾는다. 지난 2월의 일이다.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선조의 후궁이자 추존 원종의 생모...   blog.naver.com     2. 건물과 마당의 조화   순강원은 조선 후기의 전형적인 양반가 한옥 구조를 보여주며, 안채와 사랑채가 마...

진천신헌고택에서 느낀 가을 햇살과 세월이 쌓인 고요한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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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퍼지던 날, 진천 이월면에 있는 진천신헌고택을 찾았습니다. 논 사이 좁은 길을 따라 들어서자 낮은 돌담과 고풍스러운 기와지붕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초입에서부터 들려오는 새소리와 흙길의 감촉이 도시의 공기를 완전히 잊게 했습니다. 이 고택은 조선 후기 문신 신헌이 머물렀던 집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국가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안채와 사랑채가 구분되어 있는 전형적인 양반가 구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마당 한가운데 서면 건물의 균형과 질서가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햇빛에 반사된 지붕의 곡선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오래된 나무기둥의 표면에는 세월의 결이 선명했습니다. 단정한 고택의 분위기 속에서 잠시 과거의 시간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했습니다.         1. 조용한 마을길 끝에 자리한 고택   진천읍에서 차로 약 15분 정도 이동하면 이월면 마을 입구에 ‘신헌고택’이라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좁은 시골길이 이어지지만 포장 상태가 좋아 접근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길가에는 감나무와 돌담이 이어져 가을이면 붉은 열매가 풍경을 채웁니다. 마을 주민들이 정성껏 가꾼 화단 사이로 작은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고택의 대문이 나타납니다. 대문 앞에는 차량 2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안내 표석에는 고택의 건립 연대와 주요 특징이 간략히 적혀 있었습니다. 조용한 들판과 낮은 산이 배경이 되어 공간이 더욱 아늑하게 느껴졌습니다. 도착 순간부터 마음이 한결 느긋해지는 곳이었습니다.   진천 문화재 여행 신헌 고가 그리고 신잡초상 노은 영당   진천 가볼 만한 곳 진천 문화재 여행 신헌 고가 그리고 신잡초상 노은 영당 신헌 고가는 신헌이 살았던 집...   blog.naver.com     2. 고택의 구조와 첫인상   진천신헌고택은 사랑채, 안채, 별채...

보령 죽청리고인돌에서 만난 고요한 시간의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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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바람이 살짝 차가워진 오후, 보령 웅천읍의 죽청리고인돌을 찾았습니다. 논과 밭이 맞닿은 들판 한가운데 자리한 이 고인돌은 겉보기엔 단순한 바위처럼 보였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세월의 결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돌 표면은 부드럽게 마모되어 있었고, 이끼와 흙이 고르게 덮여 있었습니다. 주변은 조용했고, 바람이 잔디를 스치는 소리만 들렸습니다. 오랜 시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한 그 고요함 속에서 수천 년 전의 흔적이 여전히 숨 쉬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고인돌 하나가 작은 시간의 문처럼 서 있었습니다.         1. 웅천읍에서 이어지는 접근로   죽청리고인돌은 보령시 웅천읍 중심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 평야지대를 따라 이어진 농로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면 ‘죽청리고인돌’이라 새겨진 표지판이 길가에 보이고, 그 옆에 소규모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차를 세우고 좁은 시멘트길을 2분 정도 걸으면 논 사이로 커다란 바위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도로와 가까워 접근이 쉬웠지만, 주변에 별다른 안내 시설이 없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길을 따라 억새가 부드럽게 흔들리고, 바람에 섞인 흙냄새가 코끝에 닿았습니다. 마을의 일상과 고대의 흔적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풍경이었습니다.   보령 가을여행지 추천 청동기 시대 죽청리 고인돌   보령 가을여행지 추천 청동기 시대 죽청리 고인돌 #보령 #보령시 #죽청리고인돌 #보령가볼만한곳 #보령여행...   blog.naver.com     2. 고인돌의 형태와 구조적 특징   죽청리고인돌은 탁자형 구조로, 두 개의 받침돌 위에 커다란 덮개돌이 얹혀 있는 형태였습니다. 덮개돌의 길이는 약 3m, 두께는 60cm 정도로, 가까이서 보면 돌의 결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받침...